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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현장 스케치

기쁜 우리 수요일

우리도 대한민국의 미래다!
중도입국 청소년의 한국생활 적응기

구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땅, 다른 언어, 새로운 문화에 아무런 준비 없이 직면한 청소년들이 있다. 부모의 취업이나 재혼으로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오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 태어나서 자라온 나라의 언어, 문화 등이 학습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이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생활환경에 놓여졌을 때, 그들은 더 큰 혼란을 겪는다. 한국어도 모르고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방치되는 학교 밖 중도입국 청소년을 건강하게 우리 사회에 적응시키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중국인 이민자와 노동자가 밀집해 있는 구로구의 ‘구로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구로구 센터’)’도 중도입국 청소년 문제를 일찍부터 인식하고 있었고, 2016년부터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중도입국 청소년 대상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움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 글자, 한 문장. 기초부터 탄탄하게

매일 오전 10시, 서툴지만 또랑한 목소리가 교실에 울린다. 한국어 초급반 12명의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하루하루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소리다. 구로구의 지역 특성상 중국인 청소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초급반은 중국인 결혼이민자인 우리리 씨가 수업을 진행한다. 그녀의 열정 가득한 가르침에 아이들도 곧잘 한국어를 입으로 내뱉었다.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해 보였다.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한국인 남편을 만나 8년 전 한국에 온 우리리 씨는 구로구 센터에서 활동하다가 3년 전부터 ‘움틈교실’ 초급반을 맡게 됐다. “원래 한국에서 중국어를 가르쳤어요. 그러던 중 중국인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해 한국어 선생님이 되어 달라는 구로구 센터의 요청을 받았죠. 내 나라의 아이들이 한국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외면할 수 없었고, 저도 낯선 나라에 적응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센터의 요청을 받아들였어요.”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이들의 관심사가 한국어 공부로 연결된다

한 시간 가량의 1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 선생님 앞에 옹기종기 아이들이 모였고, 우리리 씨도 익숙한 듯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녀에게 이러한 소소한 시간은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고,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사실 외국어 공부, 어렵잖아요. 아이들의 관심 분야를 접목시켜서 한국어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업하는 편이라 아이들과의 대화는 꼭 필요하죠.” 여느 한국 청소년처럼 여자 아이들은 메이크업이나 아이돌 가수, 남자 아이들은 게임이나 운동 같은 주제에 흥미를 느낀다고.

그녀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한국의 문화나 예절을 수업시간에 함께 알려준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중국과는 다른 한국문화를 몰라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우리리 씨는 낯선 한국생활에 하나라도 도움 될 만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미래를 응원해요

구로구 센터의 ‘움틈교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14세 이상 다문화 자녀 또는 외국인 자녀를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현재 ‘움틈교실’에는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많고, 또 지역 특성상 중국인, 특히 조선족 청소년들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은 물론이고 한국문화이해교육, 학습지원, 문화체험활동을 진행하며 점심식사까지 제공한다. 참가비는 대부분 무료고, 행사 진행비 일부 정도 부담하면 된다.

구로구 센터에서 한국어 교육 외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한 건 아이들이 혼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였다고 ‘움틈교실’ 담당자 전세연 씨는 설명했다. “수업을 마치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거든요. 친구들과 밥도 같이 먹고, 함께 공부하면서 한국어 실력도, 교우관계도 늘려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하고 있어요.” 더불어 같은 법인인 성공회대학교 구로마을대학과 연계해 성공회대 학생들이 학생활동가로 참여해 아이들의 공부를 돕고, 함께 어울리며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한국생활 적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구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아이들의 성장, 센터의 가장 큰 기쁨

센터는 좀더 많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움틈교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홍보에 힘쓰고 있다. 한·중 버전으로 제작한 리플릿을 중국인 밀집 지역에 직접 가지고 나가 약국, 환전소, 여행사 등에 배치하고 ‘움틈교실’의 취지를 설명한다. 전세연 씨는 아이들이 발전하고 커나가는 모습이 가장 뿌듯하다고. “‘움틈교실’을 졸업한 아이들이 가끔 센터로 찾아와요. 그럴 때 이 아이들에게 센터에서의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진심을 느낄 때마다 감사하죠.” 전 씨뿐만 아니라 센터 직원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구로구 센터는 다문화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9월부터 시작했다. 이주배경을 가진 다문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교육이다. 중도입국 청소년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다문화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돕겠다는 센터의 의지가 반영 된 결과다. 구로구 센터의 남다른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가 될 다문화 아이들의 꿈이 영글어 가고 있다.

글 김경주 / 사진 서찬우

Mini Interview

쑥쑥 느는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 저의 원동력이죠!
‘움틈교실’ 초급반 담당 우리리 씨

“초급반은 아주 기초적인 자모음부터 단어, 문장까지 정확하지만 빠르게 배우는 것이 중요해요. 일반학교에 진학해서 적응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이죠. 아이들은 발음과 문법을 제일 어려워해요. 중국어의 병음을 이용해서 발음을 이해하도록 유도하고, 중국어와 다른 한국 문법을 입에 익히도록 읽기, 받아쓰기 연습도 많이 하고요.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기쁩니다.

제가 중도입국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이 아이들이 같은 또래의 한국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것이었어요. 게다가 한국 친구들은 중도입국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요. 한국 아이들이 중도입국 청소년들에 대해 충분히 설명 듣고 이해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후에 중도입국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움틈교실’ 초급반 담당 우리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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