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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외모도 꿈도 모두 다른 10대,
내일을 말하다

전국다문화가족 네트워크대회 토크콘서트 청소년 패널

청명한 9월의 가을날,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주관한 ‘2018 전국다문화가족 네트워크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 네트워크대회의 주제는 ‘다문화 청소년’. 그에 걸맞게 마지막 순서인 토크콘서트에 다문화 청소년 3인이 패널로 등장했다.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배유진 양, 나만의 배를 만들어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꿈이라는 정재호 군, 피아노 연주가 즐겁다는 최은강 군이 그 주인공이다. 다문화가족과 전국 센터의 구성원이 모인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그들의 성장과 꿈을 들어보았다.

Q. 각자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배유진 : 안녕하세요. 저는 열일곱 살 배유진입니다. 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나이지리아 출신이고, 올해 S/S시즌으로 데뷔한 1년 차 모델이기도 해요.

최은강 : 안녕하세요. 중학교 1학년 최은강입니다. 한국인 아빠와 러시아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정재호 : 저는 한국폴리텍 다솜고등학교 플랜트설비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재호입니다. 아빠는 한국인, 엄마는 베트남 출신이에요.

Q. 다르다는 이유로 겪었던 어려움은 없었나요?

배유진 : 초등학생 때 같은 반 아이들이 많이 놀려서 힘들었어요.

정재호 : 저는 어릴 적부터 몸집이 커서 아이들이 놀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웃음)

Q.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서 힘들어 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정재호 : 사람은 누구나 다 달라요. 같으면 쌍둥이겠죠.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다 다르고 모든 사람이 다른데,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구분하는 게 이상해요. 학교에서 놀림을 받으면 많이 힘들 텐데 지금은 힘들더라도 그 시기가 지나면 나중에 더 많은 방향이 열려 있어서 좋은 기회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왼쪽부터 정재호, 최은강, 배유진 사진

Q. 요즘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배유진 : 아무래도 제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한 편이잖아요. 모델계에서는 개성이 있어야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어떻게 하면 나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모두가 해요.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놀림 받고 집에 가서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엄마가 항상 제 외모가 개성이 될 수 있으니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해줬어요. 늘 그런 말을 들으니까 이제는 만족할 수 있게 됐어요. (Q. 그래도 빨리 받아들였네요. 친구들이 놀리면 속상하지는 않았어요?) 속상하기는 했는데, 뭐 어쩌겠어요. (일동 웃음)

Q. 유진 양은 벌써 진로를 정했는데 은강 군과 재호 군의 꿈은 무엇인가요?

최은강 : 저는 아직 확실히 정한 꿈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좋아하는 건 수학이고, 피아노에도 관심이 있어요. 또, 러시아어도 할 수 있고요.

정재호 : 지금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해군부사관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버지가 장교 출신이라 그 뒤를 잇고 싶어요.

Q. 기억에 남는 활동이나 도움을 준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정재호 :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 한국 학교에 간 거라 모든 게 낯설었는데 먼저 다가와서 한국 문화나 발야구 같은 한국의 운동을 알려주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셨어요. 저만의 장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죠. 많은 선생님이 학생에게 그런 기회와 관심을 줬으면 해요.

최은강 : 저는 광주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자주 가는데, ‘다재다능 프로그램’에서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을 한 게 재미있었어요. 아이들과 더 친해지고 서로의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어요.

배유진 : 제 주변의 다문화 친구들을 보면 대체로 자신감이 낮아요.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또 주변에서도 자신감을 주는 말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Q. 이번에는 부모님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건 어땠나요?

배선주(배유진 어머니) : 지금 유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즐겁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해요. 하지만 커가는 동안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어요. 17년 전,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각오하고 왔지만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거든요. 아이는 가는 곳마다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았고요. 그러다 유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레인보우 합창단을 알게 되어 가입을 시켰어요. 합창단에서 많은 활동을 하며 자신감도 얻고 바뀌기 시작했죠. 제가 한국인이고 한부모가정이라 법적으로 ‘다문화’로 분류되지 않아서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이것저것 찾아보며 고군분투했는데, 지금은 유진이가 이렇게 예쁘게 낳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니 기뻐요.

최타냐(최은강 어머니) :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의사소통이 문제였어요. 센터에 다니며 한국어를 배웠고 실력이 늘어서 적응하기 쉬워졌죠. 제가 러시아에 있을 때 피아노를 전공해서 아들이 어릴 때부터 조금씩 가르쳤는데 제 자식은 가르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웃음) 은강이가 있어서 늘 행복하고,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일 하며 웃는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뿐이에요.

*이 기사는 ‘2018 전국다문화가족 네트워크대회’ 토크콘서트 내용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글 박지형 / 사진 서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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